저번달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파솔리니 회고전을 한달 내내 상영했다.
나도 몇 편 보고싶은 것을 찜 해 놓고 시간 맞춰 볼 계획까지 세웠으나 뜻하지 않은 일로 인해
결국 딱 한편 테오레마만으로 만족해야했다.
이 영화 한편으로 파솔리니를 평 한다는 건 너무 어렵다.
대학교 1학년때 본 8과 1/2 이란 영화이후로 이렇게 난해하고 생각을 많이 해야하는 영화는
이번이 두번째다.
왠만한 영화는 내 뇌를 통해서 다양하게 각인되고 self 화되서 어려울 것이 없다고 스스로
자부했건만 몇 몇 영화는 나를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본 내 친구와 선배는 본인들은 아예 그런영화를 안본다고..
정답이다.. 왜 굳이 돈 내가며 시간 써가면 머리 아프고 해결도 안되는 영화를 본단 말인가..
헌데 난 그렇지가 않다.
끊임없이 발현되는 호기심과 내 뇌의 이해도는 어디까지일까하는 자만심이 별의별 영화를
다 보게 만든다.
맑시즘, 섹스, 종교 등의 주제가 혼재되어 있는 파졸리니의 영화는 영화 초반에 공장을
노동자에 넘기는 공장 사장-이 사장인 영화속 아버지로 나오는 사람이다-과의 인터뷰 형식의
장면으로부터 시작되며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오버랩되는 끝없는사막과 사막가운데 있는 산을
보여줌으로써 초현실주의적인지 아방가르드적인지 모를 영화 장면이 계속된다.
아마 산으로의 여정이 신으로가는 여정이라는 비유를 보여주는게 아닐까도 싶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부유한 가정에 낯선 남자(테렌스 스탬프)가 찾아온다.
영화에서는 그가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이 가족과 몇 일간이지만 같이 생활하는지 하여간
구체적으로 묘사하지도 굳이 설명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정말 몇일 사이에 하녀와 아들, 어머니와 딸, 그리고 마침내 아버지까지 그와 관계를
맺는데 대부분 영화설명이나 평에서는 그가 유혹해서 관계를 맺는다라고 나오지만 실제 보면
그 가족들이 그를 유혹해서 관계를 갖는다. 실제 그 남자 자체가 유혹일지도 모르겠다.
허나 문제는 그가 떠난 후 가족들의 삶이 이전과는 달라지는데 영화 촛점은 여기에 맞춰진다.
그를 보면서 어색하게 계속 뛰어다니는 하녀로부터 가장 나이어린 이집 딸까지 모두가 그가
떠날때 어떻게 해서 내가 당신으로 인해 변화됐는지 또한 당신없는 삶이 어떨지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은 갑자기 나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다양한 현상을 주재하는 추상적 법칙이라는 뜻의 영화 제목 "테오레마"는 바로 이 신비한 손님을
가리킨다고하며, 다섯 가족의 운명은 바로 그의 손에서 결정된다고 혹자는 이야기한다.
이 영화에서 성애는 신과 인간의 충일한 관계에 대한 은유라고도하며, 그 관계는 테렌스 스탬프가
갑작스레 떠남으로써 파괴된다.
랭보를 읽는 테렌스와 함께 보낸 천국의 나날들이 지옥으로 바뀐다는 영화 내용은 다소 파격적이다.
아니 영화 처음부터 부르주와와 혁명에 대한 파솔리니의 생각을 그대로 영화로 담아낸 것 자체가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마치 전xx대통때 영화 꽃잎이라던가 오!꿈의나라가 극장에 걸려 상영된다고 생각해봐라...
상영될수도 없었지만...
파솔리니는 당연히 부르주아가 혁명의 주체가 될수 없음을 말하고 그 부르주아가정이 파괴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영화에 담고 있다. 즉 맑시즘에 대한 파솔리니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맑시즘은 아직도 나에게는 어려운 숙제같기도 하다.
그렇게 예전에 세미나했건만...
이 가정 구성원이 어떻게 변화되는가가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니만큼 관심 있는 분들만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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