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부러 극장가서 슬픈영화는 안본다.
아깝기도하고 나중에 tv에서 해줄것만 같은 느낌도 들고..
헌데 요새 내 관심을 끄는 영화가 있었다. 바로 허~브.
처음에 홍보할 때는 그런 장애우 영화중에 하나가 아닐까 했는데 자꾸 예고편을 보면 볼수록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토요일 외식하고 오는 길에 만약 표가 있으면 보고 아니면 말고 했는데..
어라~표가 있었다.
처음에는 모든 영화가 그렇듯이 일상생활이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상은이(강혜정)과 엄마(배종옥)가
살아가는 모습이 나온다.
20세이지만 정신지체 3급인 상은이는 엄마 친구딸인 8살 짜리 여자아이와 친구일 정도로
정신연령이 낮지만 항상 세상속에서 자기를 지키는 법을 가르치는 엄마의 말을 충실히 따르며
종이접기 학원에 다니며 상을 받을 정도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중에 하나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책의 왕자님과 같은 의경(정경호)를 만나며 난생 처음
사랑이란 말은 모르지만 가슴이 뛰고 좋아하는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정신지체라는 것을 안 정경호가 상은이를 떠나고 그 아픈 경험을 한 상은이를 보는
엄마는 가슴이 더 아프다.
그러던 중 배종옥은 암 말기 판정을 받고 앞으로 상은이가 몇십년동안 혼자 살아가야 되는
현실 때문에 일년씩의 생활용품을 싸기 시작한다.
그런 모습에 또 한번 상은이는 상처받고..
상은이는 다시 만나던 정경호에게 스스로의 모습의 한계를 말하며 훗날 보통사람과 같아지는 때에
만나자며 이별 통고를 하고 그렇게 좋아하는 허브밭에서 엄마를 떠나보낸다.
그리고 취직 면접에서 자기가 왜 이일을 해야하는 가에 대한 설명을 함으로 자립하는데 성공한다.
이 영화는 사람들의 소통을 장애우인 상은이의 눈을 통해 보여주지만 결국 정상인들도 세상에서
주위와 소통하지 못하는 우리가 마음의 장애을 앓고 있으며 소통하는게 얼마나 어려운가를
말하는 것 같다.
상은이는 더 솔직하고 진심으로 사람들을 사랑하며 혼자 자립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지만 오히려 관객들은 본인들의 마음이 장애임을 깨닫고 상은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유리구두 하나에 목숨거는 신데렐라 보다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고 자기 목소리를 잃느니 꼬리 달린
인어로 다시 돌아가는 게 낫고 멋진 왕자가 나타나 입맞춤을 해줘야 깨어나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보다 스스로 일어나 주채적인 자기 삶을 살아가라고 말하는 상은이의 독백은 결국 수동적인 관계보다는
혼자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이 어떤가를 알려준다.
그리고 허브를 보면서 역시 연기가 되는 배우가 영화를 해야한다는 걸 느꼈다.
누군가 강헤정 조승우 커플은 장애우 전문 배우커플이라고 한게 생각난다.
결코 쉽지 않고 감정의 폭을 이끌어 내는 것이 무지 어려운 장애연기는 강혜정 아니면 안될 것 같다.
여기에 내가 좋아하는 연기파 배종옥과 나날이 연기가 느는 정경호의 연기가 더해져 결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훌륭한 영화가 탄생한 것 같다.
하지만 꼭 손수건과 휴지를 준비하고 가시길..
영화후반부에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는 소리와 영화 끝나고 나올때 다들 눈이 팅팅 부어있는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나오게 됨을...
결국 필자도 무지하게 울었다는 이야기.. 울엄마도 내동생도 혼자온 옆자리 여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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